영혼의 뜨락
2024.05.09 09:36

성모님 하늘의 문은 장미 넝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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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연희 크리스티나 시인/ 가톨릭문인회

240512 영혼의뜨락 성모님 이미지(홈피용).jpg

 

성모 성월입니다. 담장의 빠알간 장미. 꽃내음도 둥글게 부풀어 오릅니다. 묵주기도를 바칩니다. 기도 단마다 영롱한 송이가 피어납니다. 성모님은 1531년 멕시코의 과달루페에서 후안 디에고에게 인류 최초로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셨지요. 틸마에 어머니의 모습을 성화로 남겨주셨기에 실제상황처럼 바라봅니다. 그 모습이 눈부신 은밀함에 파고들어 찡합니다. 파티마와 루르드와 바로셀로나 등지에서 수차례 발현하시어 꾸준히 기도하라 하셨지요. 나폴리의 포르투나 아그렐리에게 말씀하신 9일 기도의 내력을 기억합니다. 약속하신 말씀은 우리의 간원을 절대 거절하지 않으신다는 것. 누구든지 꾸준한 기도로 특별한 은총을 받게 하시는 어머니. 그리스도를 관상하는 빛의 신비에 이르기까지 가슴을 채워줍니다. 태중에 주님을 모시기 전부터 당신의 진리를 간직하심은 어머니만의 오롯한 비밀사랑입니다. 성모마리아를 하늘나라에 불러올리고 천상 모후의 관을 씌워 주심은 영광중의 영광 아닐는지요? 우리가 성모님께 정성 들여 바친 장미꽃 송이송이는 얼마나 될까요? 성모님 하늘의 문은 그 어느 곳보다도 경이롭고 신비로운 장미 넝쿨 아닐까요?


구암동성당 성모님은 성전에서 왼쪽에 서서 계십니다. 다소곳이 고개 숙여 두 손을 모으고 사뭇 진지하십니다. 나는 성모님 하늘의 문을 오랫동안 생각했습니다. 반세기 전에 세례를 받고 주일학교 교사와 청소년 레지오 마리애 지도하며 줄곧 레지오에 몸담았지요. 이젠 일흔의 언덕에 오르니 몸의 군데군데 고장이 납니다. 허리와 팔다리도 아파서 충실한 푸른군대 군인은 못 됩니다. 백세시대라고 아직은 멀다지만 만만치 않네요. 그러나 성모님의 하늘문은 예나 지금이나 다가가기만 하면 기도의 자동문이 스르르 열립니다. 요즘 성모님은 무슨 상념에 젖어계실까요? 세계평화를 위한 생태위기일까요? 


우리의 걱정과 함께하시는 어머니. 오가는 사람 세상사 풀어놓는 이야기를 즐겨 들으시는 성모님. 그 겸손의 발아래서 세상사 쉼 없이 일어나는 희로애락 만파를 본능적으로 쏟아낸 마음을 받고 받아서 장미꽃다발과 함께 주님께 전달하시는 어머니. 오늘도 묵주기도로 만납니다. 그윽한 성모 성심, 향기로운 장미 꽃길에서 정호승 시인의 ‘하늘의 그물’ 詩를 음미합니다. 


하늘의 그물은 성글지만/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합니다//다만 가을밤 보름달 뜨면/어린 새끼들을 데리고 하나둘 떼 지어 /기러기들만 빠져나갑니다


양심이 있는 한 함부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하늘 그물을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만은 그대로 통과합니다. 어린 새끼들을 데리고 가시는 어머니 그 사랑은 하느님도 의심하지 않으신다는 신뢰와 울림입니다. 사랑으로 열리는 영혼의 정원. 하늘 그물을 한 치 의심 없이 통과할 능력자 어머니. 우리의 전구를 빠뜨리지 않고 들으시는 어머니. 사는 날까지 성모님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선한 품행과 꾸준한 기도를 바치는 순진한 어린이가 되고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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